‘제15회 윤동주시문학상 · 제7회 윤동주시암송대회 시상식 및 기념강좌’가 6월 24일(수) 오후 3시 위당관 6층 문과대학 100주년 기념홀에서 열렸다.
제1부인 기념식에서 정갑영 총장은 “매섭고 험난한 시절들 속에서 투명하고 순수한 언어를 찾고자 했던 시인의 고통을 우리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인이 남긴 말들을 되새기고 실천함으로써 그의 경건하고 치열한 정신을 이어받고자 노력하는 것 뿐이다”며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하자고 말했다.
먼저 시문학상 시상이 있었으며, 당선작은 전영재(한남대 문예창작학과)의 「4월」이었다. 전영재 학생은 방황하던 10대 후반 서점에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읽고 시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첫 페이지에 어설픈 다짐을 써놓았는데, 이 첫 페이지를 다시 펴보는 느낌이라며, “주시는 상을 감사히만 받기엔 혹처럼 불어난 지난 날의 오만함에 대한 죄책감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또한 가작도 2편으로, 박혜은(광주대 문에창작학과)의 「젖은 교복을 다림질하는 밤」과 김승유(연세대 대학원 철학과)의 「서류봉투」가 선정됐다.
이번 시문학상의 심사 기준은 ‘체험과 감각의 조응에 성공’이었다. 시는 체험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이 표현의 다스림이기도 하다. 예심을 통과한 6편의 작품들 중 당선된 작품들과 탈락된 작품들의 차이점은 체험의 감각들을 얼마나 언어로 잘 정제하여 나타냈는지의 여부였다.
한편, 시암송대회는 대회를 치를수록 참가자들의 연령과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대회의 참가자들의 연령이 20대에서 60대까지 매우 다양했고, 중국·미국 등 우리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재학 중인 외국인 참가자들도 다수 있었다. 이번 시암송대회 수상자는 최우수상에 조지영, 우수상에 최미숙, 마이클 코리스(미국), 장려상에 공기웅, 이명환, 장엽(중국)이다.
시암송대회 심사평을 맡은 우미성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해가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실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말하며 완벽한 암송은 거의 기본 실력이 되었고, 시의 정서나 감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전달하는지 그 표현의 방법에 대해서만 개인차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 교수는 “어떤 암송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며 “그 가운데에서 새로운 시도와 해석 등 차별화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낭송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동점자가 있는 경우에는 윤동주의 시 세계를 더 많이 알고 있고 내면의 성찰 주제를 잘 전달한 참가자에게 가점을 주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미성 교수는 시암송대회의 수상자들이 ‘오월의 별 헤는 밤’ 공연의 무대에 서서 윤동주의 시를 낭송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윤동주 시암송대회와 ‘오월의 별 헤는 밤’ 공연이 결합하여 윤동주를 생각하고 추모하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였다.
시상식 후 이어진 2부에서는 설성경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서시」의 시대에서 「서시」와 「간」의 조화시대로’라는 주제로 기념강연을 진행했다. 설성경 명예교수는 「간」에 대한 재평가를 통한 「서시」 중심의 서정성에서 윤동주의 저항적 삶과 시의 세계의 실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의 핵심적 시어는 ‘프로메테우스’로, 그동안 고통스러운 현실에서의 윤동주 자신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설성경 명예교수는 일제의 억압과 조선어에 대한 열정, 그리고 스승 외솔에 대한 존경에서 비롯된 민족저항시로 접근해야 하며, ‘프로메테우스’는 미나미 지로와 일제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흑기 막바지에 스승 외솔과 제자 윤동주는 지성인의 양심으로 학문과 시를 통해 민족의 자존을 지켰다. 윤동주의 시는 일제 암흑기에 표현한 민족저항시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볼 수 있다.
윤동주의 참됨과 민족해방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