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로 곳곳에 흐르는 동문 사연들

모교에서 6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스토리가 흐르는 백양로 벤치기부'에 많은 연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분수대 부근 벤치에 앉으면 세브란스에서 암 투병을 하다가 소천한 윤은미 동문(화학과 83입)의 사연이 담긴 벤치를 만나볼 수 있다. 윤 동문은 투병시절 창문 밖으로 내다보던 전경이 백양로 분수대였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내이자 엄마인 윤 동문을 추억하며 분수대 벤치에 글을 남겼다. 이창하 모교 기획처장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1억 원을 기부했고, 학창시절 경영대학원 벤치에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다는 이윤길 동문(경영원 82입)은 그때 당시의 추억을 생각하며 '연세여 영원하라'는 문구를 신청했다.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는 김영백 동문(정외 66입)은 1966년 입학 당시 연고 농구 올스타전과 정기 연고전 농구 압승을 거뒀을 때 백양로를 울리던 학생들의 환호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기부에 참여했다고 한다. 김 동문의 부친은 축구선수로 활약한 김성간 동문(상학 34입)이었고, 형은 농구선수로 활약한 김영일 동문(정외 60입)이었다. 김동문은 부친과 형을 기리는 글을 벤치에 남겼다.

연희전문 상과에서 공부하셨던 할어버지 이봉운 동문(상학 26입)과 함께 교정을 돌아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는 이향숙 동문(사학 80입)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으로 벤치 기부에 참여했다.

1학년 1학기 첫 수업에서 들었던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문구가 힘들 때마다 자신을 곱씹을 수 있게 해주었다며 이 문구를 모교에 적어 놓고 싶어 기부를 신청한 김정환 동문(정외 94입), 시계를 사려고 모으던 돈을 선뜻 기부해 벤치에 앉은 누구나 아름다운 김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에게'의 한 구절을 읽을 수 있게 해준 최민준 동문(문헌 06입), 이외에도 아이의 돌잔치 대신 벤치기부를 택한 부모와 결혼을 기념하여 기부를 결심한 신혼부부, 지금은 사라진 학창시설의 동아리를 추억하는 사연까지 많은 동문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추억을 벤치에 새겼다.

각양각색의 다른 사연이 있지만 벤치에 새겨진 스토리들은 모두 연세 교정에서 찬란했던 청춘을 지낸 당시의 추억이었고, 본인 보다는 타인의 안녕과 행복을 바라는 사연으로 가득했다.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백양로 벤치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할 때, 벤치에 적혀있는 저마다의 감동적인 사연을 돌아보며, 연세인으로서 연세인의 추억을 함께 공감해보는 소중하고 감동적인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즣을 듯하다. 

문의 및 신청 : 대외협력팀 02-2123-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