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대학평가] 한국, 공학·미디어·현대 어문학 강세… 세계 정상급 명문대 수준엔
등록일: 2012-06-29 | 조회수: 3,223
[2012 학문분야별 랭킹 발표]
현대어문학선 연세대가 12위, 고려대 29위·한국외대 34위
美·英 선두… 獨·호주 뒤따라
"공학뿐 아니라 미디어와 현대 어문학도 상당히 강해졌다. 인상적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느 학문도 영어권 최고 명문대학의 아성을 넘볼 수준에는 오르지 못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의 마틴 잉스(Ince) 학문자문위원장이 한국 대학들의 수준을 평가한 말이다. QS는 28일 '2012 세계대학평가 학문분야별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 대학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아직 세계 정상권은 아니었다.
QS는 수많은 개별학문을 29개 분야로 묶은 뒤 ①동료학자들이 해당 대학 분야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 ②얼마나 영향력 있는 논문을 썼는지 ③기업이 그 대학 졸업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 세 가지 지표에 따라 분야별 랭킹을 매겼다.
◇서울대, 16개 분야 세계 50위 들어
잉스 위원장은 "서울대는 한국 대학 중 대부분 분야에서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유일한 대학"이라고 했다. 서울대는 전체 29개 분야 중 16개 분야에서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었다. 커뮤니케이션·미디어(Communication & Media) 분야는 19위, 현대 어문학 23위, 언어학 37위, 경제학 40위, 회계학 40위, 컴퓨터공학 41위, 화학 44위, 통계학 48위, 교육학 50위 등이다. 나머지 13개 분야 중 8개 분야에서도 서울대는 200위 안에 들었다.
◇현대어문학 50위 안에 4개 대학 포함
연세대·고려대·카이스트 등도 각자 강한 학문분야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가령 연세대는 현대 어문학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대학이 올린 최고의 성적이다. 고려대(29위)와 한국외국어대(34위)가 뒤를 이었다.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에서는 고려대(26위)와 이화여대(44위)가 실력을 인정받았다. 토목공학에서는 카이스트가 서울대와 나란히 48위에 올랐다. 포스텍은 화학·컴퓨터공학·재료공학에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벤 소터(Sowter) QS 평가총괄책임자는 "미국과 유럽이 경기침체와 재정위기로 다소 주춤거리는 동안, 아시아 대학들이 연구역량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다"고 했다.
◇미국·영국·독일 따라가려면 멀었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스탠더드'다. 잉스 위원장은 "한국 대학들이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세계 최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별로 따지나 대학별로 따지나, 양적으로 따지나 질적으로 따지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영국은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강세였다. 독일·호주 등이 그 뒤를 따랐다. 가령 생명공학의 경우 상위 200위 대학 중 64곳이 미국 대학, 27곳이 영국 대학, 15곳이 독일 대학이었다. 물리학은 51곳이 미국 대학, 25곳이 영국 대학, 17곳이 독일 대학이었다. 전자공학 역시 200위 대학 중 49곳이 미국 대학, 22곳이 영국 대학, 11곳이 호주 대학이었다.
미국의 MIT와 하버드는 각각 29개 분야 중 11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각각 3개 분야에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1개 분야에서 1위를 했다. 우리 대학들은 아직 단 한 분야에서도 세계 10위에 들지 못했다.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