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보다는 봉사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부모님께서 취직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결국 그 봉사활동이 최고의 스펙이 됐어요."
지난 2월 연세대 경영학과를 8년 만에 졸업하고 5000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화제가 됐던 '자원봉사 여왕' 주민서(27)씨가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주씨는 지난 1일 특별전형으로 채용돼 사회봉사단에서 일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특채한 것은 주씨가 처음이다.
"처음에는 국제기구에 들어가기 위한 스펙을 쌓으려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봉사활동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평생 이렇게 사는 인생도 괜찮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주씨는 "주변에서는 아무리 해외봉사활동을 위해서라도 2~3년씩 대학을 휴학하면 '조직부적응'자로 간주돼 국내 대기업 취직은 힘들 거라며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 특별채용된 것이다.
주씨는 아프리카 우간다(1개월), 우즈베키스탄(2년)에서 자원봉사한 경험을 살려 올여름부터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재미있는 봉사활동을 소개하고 연결시켜주는 것도 그의 업무 중 하나다.
주씨는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요즘 대학생들의 활동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다만 그 활동들이 재미있고, 본인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이 단지 취직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끝까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에 목숨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은 "앞으로도 주씨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특기를 갖춘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신은진 기자
